2025년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순식간에 경남과 지리산 국립공원까지 번지며, 전국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번 산불은 단기간 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고, 안타깝게도 26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등 우리나라 산불 역사상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남겼습니다.
산불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이번 산불은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의 한 야산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당시 건조한 날씨에 시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불고 있어, 불씨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습니다. 하루 만에 불길은 경북 안동, 영주를 비롯해 경남 산청, 울산 울주군까지 확산되었고, 결국 지리산 국립공원 내부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산림청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산불이 급속히 확산된 원인으로 극심한 건조 상태, 지형적 특성, 초기 대응의 어려움을 꼽고 있습니다. 특히 바람의 방향이 예측과 다르게 바뀌면서 진화 헬기 투입이 제한되었고, 야간에는 시야 부족으로 진화 작업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이 컸다고 합니다.
인명 피해… 고령층 중심으로 희생 커
3월 26일 기준으로 확인된 사망자는 26명, 부상자 26명을 포함한 전체 사상자는 52명에 달합니다. 이는 산림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악의 수치입니다.
특히 피해자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자였고, 거동이 불편해 제때 대피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경북 영덕의 한 실버타운에서는 대피 도중 차량이 불길에 휩싸여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습니다. 안동, 영양, 청송 등지에서도 불길에 갇혀 사망한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진화 헬기 추락 사고까지… 악재 겹친 구조 현장
불길과의 사투가 계속되는 와중에 진화 작업 중인 헬기 1대가 의성군 신평면 인근에서 전신주 전선에 걸려 추락했습니다. 조종사로 알려진 73세 박 모 씨는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해당 헬기는 강원도 인제 소속으로, 사고 이후 산림청은 일시적으로 모든 헬기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이로 인해 산불이 다시 확산되는 악순환이 발생했고, 지상 인력에 의존한 진화 작업은 큰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문화재와 마을까지 위협한 불길
산불은 단순히 산림만 태운 것이 아닙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병산서원 인근까지 불길이 접근하면서 문화재 보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하회마을 주민들도 대피했고, 부석사 고려 목판, 고운사의 석조여래좌상 같은 국가지정 보물급 유물들은 긴급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문화재뿐 아니라 수많은 마을 주민들도 위협을 받았고, 산불이 주거지와 도로 근처까지 다가오며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특히 고립된 지역에서는 수색과 구조 활동도 병행되어야 했습니다.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3월 26일 기준으로 산불 누적 피해 면적은 약 1만 7,752헥타르에 달합니다. 이는 2000년 동해안 산불, 2022년 울진·삼척 산불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의 피해입니다.
의성과 산청 지역의 진화율은 각각 60~70% 수준으로,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진화 인력 1,000여 명과 장비 100여 대가 총동원됐지만, 험준한 지형과 강풍, 야간 진화의 어려움으로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이번 산불은 단지 자연재해에 그치지 않고, 기후 변화, 산불 대형화, 재난 대응 체계의 한계라는 여러 과제를 남겼습니다. 헬기 추락 사고처럼 인력과 장비의 안전 문제도 다시 한번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향후 유사한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 산불 초기 대응 능력 강화
- 고령자 및 취약계층을 위한 대피 시스템 개선
- 문화재 보호 체계 구축
- 항공 장비 안전성 확보
등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산불은 많은 생명과 자연, 문화유산이 위협받은 참혹한 재난이었습니다.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