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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정보

다이소 5,000원 뚝배기, 국산이라고?

by 세이브모어 2025. 4. 4.

충남 보령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진짜 이야기

다이소에 갔다가 5,000원짜리 뚝배기를 본 적 있으신가요?

“이 가격에 뚝배기? 당연히 중국산이지”라고 생각하셨다면,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지도 몰라요.

최근 유튜브 채널 ‘메이커스 코리아’를 통해 공개된 영상 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영상에는 다이소에서 파는 5,000원짜리 뚝배기가 충청남도 보령에서 장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진짜 국산 도자기라는 놀라운 사실이 담겨 있었어요.

조회수는 수십만 회를 넘었고, 댓글에는 “이제부터 이 뚝배기 애용할게요”라는 반응이 이어졌죠. 단순히 ‘저렴해서’ 샀던 뚝배기 하나가, 알고 보면 수십 년 전통을 지닌 국내 장인의 땀과 정성으로 완성된 작품이었다는 사실. 너무 놀랍지 않나요?

다이소 뚝배기
보령 세락믹 뚝배기

뚝배기의 진짜 고향, 충남 보령

이 뚝배기의 진짜 출신지는 충남 보령시 청소면에 위치한 ‘보령세라믹’이라는 중소기업입니다. 1995년에 설립되어, 무려 30년 가까이 도자기만을 만들어온 기업이죠.

공장 규모는 약 300평 정도. 직원 수는 단 5명. 적은 인원으로 모든 공정을 나눠 담당하고 있어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뚝배기의 대부분의 생산 과정이 아직도 수작업이라는 사실입니다.

가장 먼저 사용하는 재료부터 특별해요. 보령산 천연 머드(점토)를 사용해서 인공 첨가물 없이 건강하게 만듭니다. 이후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정성껏 제작이 이뤄져요.

  • 토련: 점토에 들어간 기포를 제거하는 반죽 작업
  • 정형: 뚝배기의 형태를 손으로 만들어냄
  • 시유: 유약을 입히는 단계
  • 소성: 무려 1,250도의 고온에서 16시간 이상 구워내는 과정

이렇게 탄생한 뚝배기는 최종 품질 검수 후 포장을 마치고 다이소로 납품됩니다.

이쯤 되면 “이게 정말 5,000원짜리 맞아?” 하는 생각이 들죠.

 

가성비의 이면, 제조사의 현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와, 이렇게 좋은 뚝배기가 5,000원밖에 안 해?” 하실 수 있지만, 실제 제조사 입장에서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보령세라믹의 강석칠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5,000원 중 절반 정도만 제조사 몫이에요. 여기서 인건비, 전기세, 재료비를 다 빼면 사실상 남는 게 없습니다.

원자재 가격은 해마다 오르는데, 뚝배기 가격은 수년째 그대로거든요. 게다가 수작업 중심의 공정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크고, 생산 속도도 한정적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 재료와 전통 공법을 포기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 진짜 존경스럽지 않나요?

특히 보령 머드는 열전도율이 높고 내열성이 뛰어나서 음식 조리에 적합한 재료입니다. 인공 성분이 들어간 도자기는 열에 약해 잘 깨지지만, 이 뚝배기는 강한 불에도 끄떡없다고 해요.

 

뚝배기의 판로, 그리고 중소기업의 고민

현재 보령세라믹은 전체 생산량의 약 70%를 다이소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다이소는 안정적인 판로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의 유일한 거래처라는 점에서 리스크도 큽니다.

예전에는 식당이나 개인 사업자들의 주문도 많았지만, 요즘은 외식업 경기 불황, 자영업 폐업 증가 등으로 인해 주문 자체가 줄어들었어요. 심지어 월 1회 주문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중소 제조업체는 유통 구조 변화, 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품질이 좋아도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팔 수 없는 현실. 그래서 자체 브랜드 운영이나 다른 유통 채널 확보도 고민 중이지만, 마케팅 인력도 자금도 부족한 현실 속에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진짜 가치’

다이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5,000원짜리 뚝배기. 그냥 값싼 제품이 아닙니다.

이 안에는 충남 보령의 장인이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든 ‘국산 도자기’의 정신과 기술이 담겨 있어요.

우리가 이 뚝배기를 구매할 때, 그저 가격만 보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노력과 가치를 함께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요?

단순한 소비가 아닌, ‘좋은 제품을 정당한 가격에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되니까요.


뚝배기 하나가 바꾸는 가치의 시작

다음에 다이소에 가셔서 뚝배기를 보신다면, 그냥 “싸네?” 하고 지나치지 말고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이거, 진짜 보령 장인이 만든 국산 제품이야.”

당신의 선택 하나가 국내 중소기업을 살리고, 장인의 기술을 이어가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그릇 하나에도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 있다는 사실,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