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벗어나 외벽에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는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고, 승무원 2명만이 생존하는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고의 주요 원인과 항공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리하겠습니다.
사고 상황 정리
사고는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에서 발생했습니다.
- 비행 일정:사고기는 새벽 1시 30분 방콕에서 출발해 아침 8시 30분 착륙 예정이었으나, 도착이 지연되어 8시 50분에 착륙 허가를 받았습니다.
- 착륙 시도:8시 57분,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8시 59분, 기장이 긴급 신호(메이데이)를 발신하며 오른쪽 엔진에서 연기가 발생했음을 알렸습니다. 착륙 방향을 변경해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나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 사고 시점:오전 9시 3분,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외벽과 충돌하며 기체 대부분이 파손되었습니다. 꼬리 부분만 남아 있었으며, 생존자는 승무원 2명에 불과했습니다.
사고 원인 분석
1) 조류 충돌 (버드 스트라이크)
조류 충돌은 항공기 안전에 큰 위협이 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번 사고에서도 착륙 직전 새가 오른쪽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 조류 충돌의 빈도:2019년부터 5년간 국내 공항에서 조류 충돌은 623건 발생했으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 무안공항의 문제:**무안공항은 철새 도래지 근처에 위치해 조류 충돌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류 충돌 예방 인력이 4명에 불과하며, 열화상 탐지기와 같은 첨단 장비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2) 랜딩기어 미작동
랜딩기어 작동 불능은 이번 사고의 치명적인 원인이었습니다.
- 수동 작동 가능성:랜딩기어는 수동으로도 작동이 가능하지만, 조류 충돌로 인한 기체 손상이 랜딩기어 시스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감속 실패:랜딩기어 작동 불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나, 감속이 이루어지지 않아 활주로 끝에서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3) 시급한 착륙 시도
- 엔진 화재로 인해 연기가 기내로 퍼지면서 기장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료를 배출하거나 활주로에 소화액을 뿌릴 시간이 부족했던 점이 사고를 더 악화시켰습니다.
4) 공항 환경 문제
무안공항은 짧은 활주로(2800m)를 가지고 있어 대형 사고에 취약합니다. 다른 공항 대비 조류 충돌 예방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5)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 문제
사고기의 마지막 충돌 지점인 활주로 끝의 콘크리트 둔덕은 피해를 악화시킨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 콘크리트 둔덕의 문제점:무안공항의 활주로 끝에는 착륙 유도 장치(로컬라이저)와 함께 높이 1미터가 넘는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둔덕은 활주로를 벗어난 항공기를 멈추는 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충격을 가중시키고 기체의 손상을 확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 국제 기준과의 차이: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에 따르면, 활주로 끝에는 콘크리트 대신 에너지 흡수형 재질로 만든 ‘항공기 속도 저감 시스템(EMAS, Engineered Materials Arrestor System)’이 설치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안공항은 이와 같은 장비를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5) 기체 노후화
사고 기체는 보잉 B737-800으로 15년 된 기체입니다. 이는 노후화 기준(20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최근 잦은 운항으로 정비 시간이 부족했던 점이 문제가 되었을 수 있습니다.
- 최근 운항 기록:사고 전 48시간 동안 13차례 운항했으며, 공항 체류시간은 평균 1시간 이내로 짧았습니다.
- 또한, 이 기종은 공중에서 연료를 배출할 수 있는 '연료 방출' 기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비상 상황에서는 선회 비행을 통해 연료를 소진해야 하지만, 이번 사고 당시에는 그러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로 인해 사고의 규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
이번 사고는 항공업계가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1) 조류 충돌 방지 시스템 개선
- 예방 장비 도입:열화상 탐지기와 음파퇴치기 같은 첨단 장비를 무안공항에도 설치해야 합니다.
- 인력 확충:김포공항(23명), 인천공항(46명) 대비 부족한 조류 충돌 예방 인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2) 정비 시간 확보
- 정비 기준 강화:저비용항공사(LCC)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짧은 정비 시간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비 기준 강화가 필요합니다.
- 운항 시간 제한:항공기의 무리한 운항을 제한하고 정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3) 공항 인프라 개선
- 활주로 확장:무안공항 활주로를 국제 기준에 맞춰 확장해야 합니다.
- 안전시설 강화:착륙 유도 장비와 소화 시스템을 강화해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4) 항공사 안전 관리
- 기체 관리:노후 기체뿐 아니라 중고 기체의 정밀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는 조류 충돌, 랜딩기어 문제, 공항 환경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대형 사고입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사와 공항 당국은 항공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조류 충돌 예방 장비 도입, 기체 정비 강화, 공항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비슷한 사고를 방지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