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에그플레이션(Eggflation)'이라는 용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에그플레이션은 달걀(Egg)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달걀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공급망 문제, 사료 비용 증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요식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에그플레이션 현황

1. 달걀 가격 폭등
미국에서는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산으로 인해 수천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되었고, 이로 인해 계란 공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2024년 1월 기준, 미국 내 12개 들이 달걀 한 판의 평균 가격은 4.95달러(약 7,100원)로, 전년 대비 53%나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3년 1월 기록했던 4.82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고치입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와플, 샌드위치, 햄버거 등 달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외식업계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인기 프랜차이즈인 '와플하우스'는 달걀이 포함된 메뉴에 50센트(약 7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2. 닭 키우기 열풍 & 암탉 대여 서비스 등장
달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미국에서는 직접 닭을 키우려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반려동물제품협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약 1,100만 가구가 뒤뜰에서 닭을 기르고 있으며, 이는 2018년 580만 가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처음 닭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해 '암탉 대여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가정에서 암탉 2~4마리, 닭 사료, 사료 접시 등을 일정 기간 동안 임대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일부 업체에서는 닭장을 직접 설치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육 비용과 노동력을 고려했을 때,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얻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3. 경제적 파급 효과
에그플레이션은 단순히 달걀 가격 상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0% 상승했습니다. 특히 가정 내 식품 물가 상승분의 3분의 2가 달걀 가격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유보하거나 인상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불확실성은 투자 및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될 경우 달걀 가격 상승이 우려됩니다. 한국 역시 2020년과 2021년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해 달걀 가격이 폭등한 사례가 있으며, 정부에서는 비축 물량을 풀거나 수입 달걀을 공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식탁 물가에 달걀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시 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또한 미국과 같은 암탉 대여 서비스가 한국에서도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에그플레이션은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식품 가격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산과 공급망 문제 등이 겹칠 경우, 이러한 가격 상승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자들은 급등하는 달걀 가격에 대비해 대체 식품을 찾거나, 가정에서 달걀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수입 조달을 통한 가격 안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에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지, 그리고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